보은 이야기(1)

2020. 6. 19. 09:30나의 이야기

첫째 날(2020.6.11.)

 

 

보은에 다시 내려오게 된 것은

 

 

이미 계약이 해지된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소유권 이전등기가 가능하다고 하여서이다.

 

 

한달만에 다시 찾아왔지만 지난번 잡 풀을 완벽하게 제거해서인지 크게 변한 것은 없다.

 

 

그러나 추녀 밑으로 새들이 똥을 싸놓았다고 하여 아내는 불편해 한다.

 

 

시골집이라는 것이 사람이 살지 않으면 들짐승이나 날짐승의 쉼터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오히려 아내의 그런 불평이 더 신경 쓰인다.

 

 

기온이 갑자기 올라 30도를 넘나든다.

 

 

멍돌이는 이곳으로 내려오는 내내 핵핵거리기에 괜히 데려왔나 싶기도 하였지만 장기간 집에다 혼자 두고 오기도 어려웠다.

 

 

보은 집에 도착하여 집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 집안으로 들어가 본다.

 

 

습기가 많은 집이라서 부엌의 벽지는 엉망이고 퀴퀴한 냄새가 방안에 가득하다.

 

 

방문과 창문 모두를 열어 환기 시킨 다음

 

 

날씨가 너무 더워 잔디에 물을 줄 겸 세차를 하고 나니 먼저 귀촌하여 살고 계시는 광명 형님이 오신다.

 

 

막걸리를 한잔하는데 안주가 변변치 못해 그 형님네 집으로 가서 그늘 막에다 술상을 차리고 호박전 붙여 술 한 잔 하는 것으로 첫날 하루를 보낸다.

 

 

우리 멍돌이는 이곳으로 내려오며 차멀미 때문에 힘들어 했는데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집 안팎을 왔다 갔다 하며 잘도 뛰어논다.

 

 

둘째 날(2020.6.12.)

 

 

보은읍내 법무사 사무실에서 만나자는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읍내로 향한다.

 

 

보은의 구도심은 세월도 비껴간 듯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마치 내 고향 안성을 보는 것 같다.

 

 

지금은 인구 20만을 육박하는 중급도시가 되었지만 과거 안성에서 자랄 때를 생각나게 한다.

 

 

보은농협 앞에 있는 법무사 사무실에서 집주인을 만나 인수절차로 들어간다.

 

 

멍돌이가 하도 더워 하기에 계약당사자인 아내 혼자 두고 사무실을 나온다. 편도1차로를 중심으로 각종 편의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는 보은옛 모습이 깊게 배인곳이라서인지 시가지가 정겹기만 하다.

 

 

개교100주년이 되었다는 삼산초등학교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습도가 높은 것이 덥기만 하다.

 

 

중초리 부동산에 관한 건은 계약해지 후 집주인이 나름 알아본바 옛 문서가 발견되어 간단하게 하자사유가 해결되었다고 한다.

 

 

서류작성 후 계약금과 잔금 모두를 지불하고 나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애초 이건은 매수할 때 부동산을 끼고 하였으나 매도인의 서류 미비로 인해 계약이 해지된 상태였다. 그러던 차에 정정기간을 거치지 않고 매도인의 소유라 증명할 만한 문서가 발견되어 성사된 것이다.

 

 

매도인은 부동산중개사의 개입 없이 직거래형식으로 하자고 하여 보은읍내 법무사 사무실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돌아오는 길에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전화가 와 중개 보수를 달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건은 이미 무효사유가 발생하여 계약이 해지된 상태였다.

 

 

이후 매도인의 노력으로 거래가 성사되었는데 중개수수료라니초보자의 입장에서도 이건에 대하여는 부동산중개인이 권리를 주장할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만약 권리가 있다면 계약해지 전까지의 계약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 준 대서비용이라면 모를까? 어쨌거나 이렇게 해서 보은에서의 하루가 또 지나간다.

 

 

셋째 날(2020.6.13.)

 

 

아직 주소이전은 하지 않았으나 주택을 매수하였으니 이제는 엄연히 보은읍 중초리 주민이 된 셈이다.

 

 

아침에 일어나 멍돌이를 데리고 마을 앞의 개천을 따라 중초리에서 내북으로 넘어가는 고개까지 산책을 나간다.

 

 

오늘 저녁부터 비가 온다고 하는데 미리 운동을 해 두자는 것이다.

 

 

오래된 농가주택이라서 손대면 고칠 곳이 많아지기에 저녁무렵 당장 필요한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기 위해 도배업자를 부른다.

 

 

그런데 도배업자가 하는 말이 습기가 많은 집이라 도배를 해도 얼마 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물길을 집 밖으로 보내는 배수관 작업이라고 한다.

 

 

비가 오기 전에 배수 관리와 지난번 메워 놓았던 곳을 허물어 원상복구 시켜놓는다.

 

 

멀쩡한 곳을 메웠기 때문에 습기가 생기는 것인지? 아니면 도배업자 말처럼 배수관을 새로 내야 하는 것인지

 

 

어쨌거나 이번 장마가 지나면 배수설비공사를 시작해야겠다.

 

 

집이 오래되어 그냥 저냥 사용하고 싶은데 아내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저녁을 먹고 나자 예보되었던 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순식간에 강우가 되어 새벽녘까지 쏟아진다.

 

 

멍돌이는 빗소리가 무서운지 낑낑거리며 자꾸만 내 품속으로 파고든다.

 

 

이러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이구 우리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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