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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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초리 이야기(16)땅콩/고구마수확 2022.9.27.화.
어제는 땅콩을 수확했는데 올해 날씨가 좋지 않아서인지 작황은 별로이다. 땅콩의 뿌리가 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땅콩알도 작았으며 쭉정이가 많다. 그래도 우리 부부가 겨우내 먹을 만큼은 되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부천 살다가 보은읍 중초리에 내려온 지 벌써 햇수로 3년째이다. 태생이 본래 시골출신이다 보니 부천 거주하며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였음에도 마음은 항상 시골에 있었다. 퇴직하고 형편에 맞게 이곳 보은에다 허름한 농가주택을 마련해 놓고 보니 비로소 이 한 몸 쉴 곳을 찾은 셈이다. 애들은 수도권도 아닌 곳에 가서 어떻게 살려하느냐며 성화이지만 내가 좋아서 한 일이다. 그런데 시골집이 좋은 것은 봄이면 텃밭에다 각종 씨앗을 뿌리고 겨울이 올 때까지 수시로 수확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
2022.09.29 -
영덕경찰수련원앞바다(2022.8.22.월.)
살다가 보면 별의별일이 많이 생긴다지만 보은으로 귀촌하여 이웃하고 있는 분과 한잔 하다가 우연찮게 경찰복지포탈에 접속을 한다. 영덕경찰수련원에 공실이 나와서 클릭을 하니 바로 예약완료이다. 아내에게 이야기한바 그렇잖아도 동해안 맹방바다를 생각하던 참인데 잘 되었다고 한다. 사는 것이나 여행하는 게 뭐 별거인가? 간단하게 필요한 물품만 챙겨서 경북 영덕으로 출발한다. 늘 그렇지만 집을 나올 때 불쌍한 멍돌이를 남겨두는 일이 마음 아프다. 그래도 1박2일인데 그 정도는 멍돌이가 참아 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당진영덕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달리면서 멍돌이에 대한 생각은 잊어버린다. 이 고속도로 덕분에 중부권의 동과서가 자유롭게 이용하며 가까워지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
2022.08.25 -
중초리 이야기(15)/보은만수계곡(2022.8.21.일)
장마가 끝이 나고 이제 8월도 막바지이다. 그동안 많은 비가 왔다. 곳곳에 비 피해를 발생시키고 장마가 물러갔으나 이제부터 더위는 본격적인 듯싶다. 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시원한 바다도 좋지만 이곳 보은엔 천하명산 속리산이 있다. 해발1,000m 넘는 속리산 계곡 속으로 들어가면 피서지가 따로 없다. 중초리 집에도 파란 잔디와 온갖 작물이 자라고 있어 귀촌한 본인에게 피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속리산을 가까이 두고 이 무더위에 집에 있다는 것은 청승이나 다를 바 없다. 그래서 가까이 지내는 먼저 귀촌하신 분 내외와 속리산 만수계곡을 찾아 나선다. 물이 맑고 차가운 속리산 만수계곡은 계곡이 길게 이어져 있어 계곡의 적당한 곳에 주차한 다음 어느 곳을 들어가도 좋다. 만수계곡 중간 즈음에 화장실이..
2022.08.24 -
중초리 이야기(14) 2022.6.5.일.
연일 30도를 넘나든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어제 기상청 일기예보에 5일과 6일 비가 온다고 하였다. 그러나 보은을 비롯한 충청권은 그 비 예보에서 벗어나 있어 내심 실망하고 있던 차에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오후가 되자 강우가 되어 내린다. 살아가면서 지금처럼 간절히 비를 바란 적이 별로 없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비가 내리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조금 내리다가 그치겠지 하던 비는 오후가 되어도 줄기차게 내려 가뭄에 목말랐던 대지를 적시고 있다. 이번 비가 아니었다면 아무리 작은 텃밭농사일지라도 곤란 하였을 것이다. 사실상 농사란 농부 개인의 부지런함에도 있지만 하늘이 돕지 않으면 매우 힘든 일이다. 장기간 비가 오지 않아 앞뜰의 잔디는 물론이거니와 텃밭에 심어 놓은 작물들이 힘들어 했다. 장대..
2022.06.05 -
중초리 이야기(13) 2022.5.7.토
벌써 5월이던가? 참으로 변화가 많은 세상이다. 1대간 9정맥을 마치고 6기맥과 다수의 지맥산행 완주를 하고보니 무언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여겼던 것은 착각이었다. 세상은 가만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토록 산을 향해 온 힘을 기울였는지… 어차피 홀로 가는 세상! 무엇을 위하고 누구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위선일 뿐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 외의 삶이란 과한 욕심이기 때문이다. 그 작은 삶을 위해 일정 정도의 재물만 있으면 되건만 세상의 탐욕이란 끊임이 없다. 충북 보은에 오래된 농가주택을 구입해 놓고 유유자적 살아가고 있자니 마음은 편한데 세상과 너무 동떨어진 삶을 살지 않은가 싶다. 그러나 세상에서 비껴나 그 속에 빠져버리니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어찌하랴? 그렇게 퇴직 후 모든 ..
2022.05.07 -
중초리이야기(12)2022.4.9.토.
우리 집 멍돌이는 자기가 산책 나갈 때를 잘 알고 있어서 그 시간만 되면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멍돌이에 대한 운동시간이 일정하다보니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지가 더 잘 안다. 만약에 할 일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세상 더 할 데 없이 날뛰는 우리 집 상전이다. 겨울이 아무리 춥고 길다하나 시간이 지나면 봄은 오는 것이다. 한동안 꽃샘추위도 있었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따뜻해진 것을 본다. 대문 밖을 나서면 훈훈해진 공기가 봄인 것을 알 수 있고 정식 전에 로터리 쳐놓은 넓은 밭은 봄맞이 준비를 마쳤다. 한적한 도로가에는 혹한의 겨울을 이겨낸 이름 모를 노란 꽃들이 길게 이어지며 피어 있다. 도로가 아래를 흐르는 중초천물에서 자생중인 미나리의 파릇파릇한 색깔이 유난스럽기만 하다. 봄은 먼데서 오는 ..
202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