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30. 16:35ㆍ나의 이야기
중초리 마을 앞의 들판
번잡하고 복잡한 대도시를 떠나 충북 보은읍의 시골마을에 자리한지 불과 몇 개월이 지났건만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지난 초여름에 보은읍 중초리로 이사 와서 가을이 갔는가 싶더니 찾아온 겨울!
그리고 내린 눈(雪)!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앞마당에도
뒤뜰에도
온통 눈(雪)이다.
어제 밤… 먼저 귀촌한 이웃집 내외분과 한잔하고 헤어질 때만해도 안 그랬었는데 밤새 눈이 내렸나 보다.
기상청에서 예보하기를 이처럼 대설수준은 아니었는데…
대문 앞
다래나무위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집 뒤의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도
뒤란에도
텃밭에도
어디고 할 것 없이 하얗기만 하다.
귀촌하여 집 주위에다 산책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꽤나 마음에 든다.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산책한다는 것이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다.
그 산책로 밖에도 하얀 눈으로 덮여있다.
누군가가 삶이라며 정리해 놓았는데…
60대에는 년 단위로 늙어가고
70대엔 월 단위로 늙어가며…
80대의 삶이란 하루 단위로 늙어간다고 한다.
그리고 90대의 삶은 시간단위로 늙어 가는데
100세 삶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사람의 삶이 이처럼 허망하거늘 어찌 헛되이 삶을 살아 갈 수 있겠는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는 코로나로 인해 말이 아닌데
이 한적한 곳에서 세상과 거리를 두며 살아가고 있으니…
대문위에 쌓인 눈!
가구 수 라야 불과 8가구에 불과한 시골마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모두 한결같은 곳에
눈이 내려 쌓이고 있다.
마을을 온통 하얀색으로 색칠한 눈이지만 곧 녹아 없어지듯이
세상을 뒤집어 놓은 코로나 역시 소멸해 갈 것이다.
그때까지 겪어야 할 고통과 괴로움을 다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마을 앞의 중초천!
중초천변 부근에 상초로 가는 새 길이 열림으로서 구 길이 되어 버린 마을앞 도로!
그래서인지 혼란스러운 세상으로부터 비껴나 있는 것만 같은 곳! 그러기에 이곳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더욱 안쓰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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