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경찰수련원 가는 길…(2019.12.23.월)

2019. 12. 25. 10:34나의 이야기

아내와 함께/제천수련원 첫째날

(夫婦旅行)

 

 

제천경찰수련원 가는 길



유한한 삶을 살며 깨끗하게 살아야 할 터인데 욕심에 찌들어 추함이 만연한 세상이고 보니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되는 것인지 스스로가 안타깝기만 하다. 책임은 버려둔 채 이해타산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군상을 벗어나 충청북도 제천소재 경찰수련원으로 떠난다.


한세상을 살며 욕심이란 한도 끝도 없는 것이라 집착하면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 세상은 그로부터 자유롭지가 않다. 삶에 있어 분수껏 살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세태가 불행이고 또 욕심껏 취해 본들 만족하겠는가? 다 부질없고 쓸데없는 일일 뿐이다.


제천수련원으로 가며 첫날 경로를 박달재와 배론성지 그리고 의림지를 거쳐 수련원에 들어가는 것으로 한다. 차를 몰아 영동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오다가 감곡에서 38번 국도를 통해 제천의 박달재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오전11시가 다 되어 간다.


박달재는 충청북도 제천시봉양면과 백운면을 경계로 하고 있는 고개이다. 옛날부터 전해진 이야기에 따르면 과거를 보기위해 이곳을 지나던 박달도령과 금봉이 처녀와의 애틋한 사연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소재로 울고 넘는 박달재노래가 만들어져 한동안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박달재위 동상


박달도령과 금봉이의 사랑이 애달다.


박달재 노래비


박달재휴게소


해학적인 박달이와 금봉이상


고려명장 김취려장군의 박달령 대첩비


눈 덮인 박달재


박달재 표지석이 쓸쓸하기만 하다.


조선시대부터 영남에서 서울로 가는 관행길이었던 박달재는 현대에 들어오며 38번 국도가 통과하였으나 지금은 고개 아래쪽으로 터널이 뚫려있다. 그러다보니 고개를 넘는 차량이 없어 한산하게 되었던 것을 제천시에서 관광지로 개발하여 이제는 꼭 들러봐야 하는 명소가 되었다.


박달재를 내려와 제천에서 강원도 원주로 이어진 5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첩첩이 산으로 둘러친 골짜기로 들어가면 사람이 숨어살기 좋은 터가 나온다.


외부와 격리가 된 곳은 골짜기를 따라 논과 밭이 있어 은신해 살기에는 이상적인 곳으로 이곳이 구학리의 배론 성지이다.


다른 종교에 비해 조용하고 엄숙한 천주교 포교의 산실이었던 배론 성지는 과거 옹기를 굽던 마을이었다. 그런데 배론 마을에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정조15년에 발생한 신해박해 이후인데 박해를 피해 들어온 천주교 교우들이 숨어살면서 부터 였다고 한다.


이 골짜기에 규모가 큰 성당과 각종 천주교 관련 시설물들… 그리고 이곳이 성지가 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가 황사영 백서사건과 최양업 신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부근에는 조선시대 승지벼슬을 하며 천주교를 믿다가 병인박해를 당해 순교한 남종삼의 생가가 있기도 하다.


배론성당


경당


천주교 최초의 신학교


황사영이 숨어서 백서를 썼던 토굴


최양업신부 조각공원


대성당 앞의 최양업 신부상


대성전


제천 원주 간 국도변에 위치한 배론 성지는 우선 험준한 산세의 한 가운데 자리하다보니 외부와 단절되어 안전이 보장된다. 그리고 박달재를 넘어 충주와 연결이 되고 죽령 너머로 경상도와 통하며 원주를 거쳐 강원도로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배론 성지를 떠나 의림지로 향한다.


의림지는 제천시내에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리시설중 하나로서 충청도 서쪽을 가리키는 호서(湖西)란 말도 이곳에서 유래가 되었다 한다. 삼한시대부터 있어온 저수지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주변에 볼거리가 많은바 영호정과 경호루 등이 있고 놀이시설까지 갖추어진 곳이다.


점심식사는 의림지주차장 부근의 호반식당으로 가서 따뜻하고 구수한 청국장으로 한다. 의림지에서 맛 집이라고 소문난 곳이 여러 군데 있지만 이를 피해 주차장 뒤쪽으로 있는 식당을 골랐는데 음식점은 제대로 찾은 건지 아내도 청국장맛이 좋다고 한다.


식사 후 돌아보게 된 의림지


곳곳은 제천시에서 관리를 잘해놓았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경호루


의림지석


호수건너 용두산


의림지정자


영호정


한겨울이고 비수기인 평일인데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 그중 한 분에게 사진을 부탁하였는데 영


데크길을 따라 찾은


의림지 역사박물관은 휴관이다.


수련원으로 가기 전 제천시장에 들러 필요물품을 구입하고 도착한 제천 경찰수련원일대는 해발 896미터의 동산을 비롯하여 산세가 웅장하기만 하다.


한강기맥의 삼계봉에서 가지를 친 영월지맥이 남동으로 흐르다가 가창산에 와서는 다시 갈라져 갑산을 지나며


청풍호로 가기 전 동산 아래 자리한 것이 제천경찰수련관이다.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수련원의 내외관이 깨끗하기만 한데


시설은 차치하고라도 수려한 주변의 자연환경이 마음에 든다.


체크인하고 수련원 왼편의 전망대로 올라가 탁 트인 곳에서 내려다본 절경 앞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청풍면소재지로 내려왔다가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에서 여행에 피곤한 몸을 뉘었는데 영 편치가 않다. 남자는 본래 여자와 달리 속에 있는 것에 대해서는 내색하길 싫어한다. 그러나 세상이란 명분과 의리라는 거창함보다 작지만 감동 있음을 좋아하는 시대가 되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멀리 여행을 와서 작은 일 하나에 받는 상처가 크기만 하다. 산다는 것 자체가 쉬운 것이 아님은 아나 사람의 마음을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이더냐! 옛날보다 한참 길어진 삶을 살면서 이런들 어떠하고 저러면 어떠하겠는가? 그것이 인생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