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제9구간 (방축재∼강천산형제봉)

2016. 10. 6. 10:46호남정맥

호남정맥 제9구간

(湖 南 正 脈)

 

 

방축재강천산형제봉(2016.10.4.)


 

세상의 삶이란 것이 흐르는 물과 같아서 한번 흘러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듯이 인생살이도 이와 같아서 누구나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겪으며 황혼으로 가는데 언제까지나 품안의 자식일 것만 같았던 아이들은 자라서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가는 것을 볼 때 인생이란 것이 무상하다는 것을 아니 느낄 수가 없다. 이번구간은 지난번에 산행을 마쳤던 강천산 형제봉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겠지만 정맥으로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고려하여 24번 국도가 지나가고 있는 순창(淳昌)의 방축재에서 부터 진행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강남센트럴터미널에서 순창터미널로 향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누런 들녘을 통해 가을의 풍요를 느끼며 순창공용터미널에 도착을 하게 되었고 터미널부근에서 식사를 하고자 하였으나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 바람에 김밥 집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는 순창에서 광주/담양으로 가는 시외버스로 금과정류장에 하차하여 방축마을회관 위쪽으로 있는 정자에서 비박을 한다. 낮선 사람이 왔다고 짖어대는 개들로 인해 신경이 쓰이지만 개의치 않고 정자위에다 텐트를 치고 누우니 멍멍이 짖는 소리도 그렇거니와 차도에서 들리는 차량소음이 너무 크다보니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리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잠이 든다.

 

04:45경에 일어나 마을 앞에 있는 금과정류장으로 다시 내려와 24번 국도를 따라서 호남정맥 9구간 들머리인 방축재 금과동산으로 이동을 하였으나 비가 와서 진창길로 변해버린 정맥 길에서 덕진봉 오르는 길을 찾지못해 우왕좌왕하다가 마을안에 있는 호남정맥표지판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캄캄한 어둠속에도 빛을 발하고 있는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반갑기만 하다. 안개가 너무 짙기에 한치 앞을 보는 것도 어렵기만 한데 비 때문인지 아니면 짙은 안개로 인한 것인지 나무에서 떨어지고 있는 빗방울과 물기를 머금고 있는 잡목으로 인하여 바지는 이미 푹 젖어 있어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이 힘이 들기만 하다.

 

해발384의 덕진봉에 올랐어도 짙은 안개와 나뭇가지에 맺혀 비처럼 떨어지고 있는 좋지 않은 조건이 더 이상 정맥의 숲길을 헤치고 나가는 것이 고통스럽기에 임도길이 나오기만을 학수고대 하는 마음뿐이었고 그러다보니 광덕산을 앞두고 만나게 된 방축리에서 강천사로 넘어가는 임도가 너무 반갑기만 하다. 다시는 비에 젖어 있는 숲속으로 들어가기가 두려워 편한 임도를 따라 광덕산을 우회하게 되었고 그리고는 헬기장에 도착을 하게 되면서 그동안 자욱하던 안개도 사라지며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는데 약초꾼을 만나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고는 다시 전라남북도의 경계가 되는 정맥 길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군립공원이기에 잘 정비된 등산로로 인하여 지금까지의 고통스러웠던 산행 길은 이제는 더 이상 필요가 없기에 길 위에 떨어진 알밤을 줍기도 하며 여유 있는 행보를 한다. 가끔씩 호남의 들녘이 바라다 보이는 조망처를 만나면 쉬어가기도 하는 가운데 금성산성 시루봉에 오르게 되었고 맑은 공기와 호남정맥 주능선으로 둘러져 있는 담양호를 내려다보며 산성위로 난 길을 따라서 동문으로 향한다. 금성산성은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에 소재하고 있는 산성(山)으로 전쟁이 나면 인근의 주민들이 피난을 하여 전쟁이 종료가 될 때까지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된 곳이라고도 한다.

 

동문 성벽위에서 강천산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스틱을 통해 뭔가 물컹거리는 느낌에 내려다보니 살이 실하게 오른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기에 깜짝 놀라 스틱으로 뱀을 성벽 아래로 던져 버렸으나 얼마 가지 않아 운대봉 오르는 길 위에서도 일광을 하고 있는 도마뱀을 보고나니 공연히 모골이 송연하기만 하다. 강천제2호수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날렵한 모습의 금성산성 북문에 도착하여 산성의 문루에 올라 지난번 산행을 마치고 내려갔던 길인 강천산제2호수와 첩첩이 보이는 계곡미가 일품인 강천산을 조망하고는 성문(城門)을 나와 이제는 너무 무덥고 단조로운 산길을 걷는 것이 지겹다는 생각을 하며 도착한 곳은 강천산 형제봉삼거리이다.

 

이곳에 서면서 호남정맥 9구간 산행은 모두 마친 셈이다. 그런데 애초에 형제봉 삼거리에서 강천산의 주봉인 왕자봉을 가려고 하였던 계획은 막상 이곳에 도착을 하고보니 시간상 강천산정류장에서 출발하는 버스시간과 더불어 허기를 면하려면 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왕자봉 코스는 포기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천산(剛泉山)2호수방향으로 내려온다. 계곡의 적당한 곳에서 땀에 젖은 몸을 씻고자 하였으나 오늘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그냥 인파속에 밀려 앞으로 내려갈 뿐이다.

 

검은색 유니폼에 119 로고가 새겨진 것을 보니 전국의 젊은 소방대원들이 합동 훈련을 받고 있는 모양으로 그들과 어울려 내려오다가 계곡물에 씻고는 매표소를 나오게 되었다. 강천사에서 순창으로 가는 버스시간까지는 아직 여유라고 생각되어 산채비빔밥과 막걸리를 시켜놓고 오늘도 무사하게 산행을 하게 된 것을 신()께 감사드리며 안개와 무더위 그리고 푹 젖어 있기에 행보를 힘들게 하였던 정맥 길에서 벗어나  이 가을 호남정맥구간 중 가장 절경중의 하나인 강천산 군립공원산행을 하였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면서 푸른 하늘과 맑은 물이 흐르는 청정의 순창을 떠나 귀로에 오른다.

 


개천절 연휴로 인해 혼잡한 강남센트럴터미널에서


순창(淳昌)으로 내려와


금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금과 정류장에 내립니다.


방축리 정자에서 비박을 한 후 일어나 보니 사방은 온통 안개뿐인데


24번 국도를 따라서


방축재 위 금과동산에 도착하여


안개로 뒤덮인 들머리를 찾다가


덕진봉 오르는 길목에서


만나게 되는


호남정맥 표지기가 반갑기만 합니다.


안개를 헤쳐 가며


덕진봉에 올라


간단하게 식사를 하며 쉬었다 갑니다.


안개 그리고


비에 젖은 수목으로 인해


우중산행이 따로 없었고


푹 젖어버린 행보에


계속되는 잡목이 이제는 진저리가 납니다.


가선대부동지돈녕부사 묘를 가로질러


숲을 빠져나오면 고대하던 임도길이 나오는데


마치 지옥에서


벗어나


천국 길로 들어선 기분입니다.


헬기장 안부에서


광덕산을 배경으로 인증 샷을 하고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가는 길에


그림 같은 담양(潭陽)땅을 내려다보며


시루봉에 올라


추월산군을 조망하고는


금성산성길을 따라


동문(東門)에 도착을 합니다.


오랜 세월 산성과 함께 하였을 소나무를 지나


운대봉을 거쳐


켜켜이 쌓아 올린 성루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며


산성산에도 오르고


이어서 북문(北門)에 도착합니다.


하늘과 맞대고 있는 누각이 아름다운데


담양호와


지나온 정맥을 조망하기 그만인 이곳을


뒤로하고


호젓한 산길의 끝에는


형제봉 갈림길로서 이곳에서 산행을 마칩니다.


그리고는 강천산 계곡으로 내려와


희로와 아쉬움이 겹치는


산행을 모두 끝냅니다.

 

.산행시작 : 2016. 10. 04. 05:50

.산행종료 : 2016. 10. 04. 12:00

.도상거리 : 12

.산행시간 : 시간

.교통

-갈 때-

까치울 역(15:01)강남센트럴고속버스터미널(15:40)

강남센트럴고속버스터미널(16:10)순창터미널(19:30)

순창터미널(20:45)방축재(21:00)

-올 때-

강천사(15;12)순창공용터미널(15:28)

순창공용터미널(15:30)강남센트럴고속터미널(19:00)

 

.호남정맥(9구간)교통정보

서울순창 09:30 10:30 13:30 14:45 16:10

순창서울 08:10 09:30 10:30 14:30 15:30

순창금과(방축) 수시운행

강천사순창 10:20 11:10 12:10 13:30 14:10 15:20 15:50 16:20 17:00 18:00

강천사전주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