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9. 19:57ㆍ한강기맥
백두대간/한강기맥 제1구간
(漢江岐脈)
두로봉∼두로령(2019.8.27.화)
한강기맥이란 백두대간의 두로봉에서 시작을 하여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두물머리로 이어지는 총길이 167㎞의 산줄기를 말한다. 오대산과 계방산등 1000m급의 산들이 포진하고 사방으로 많은 산맥을 내보내며 서쪽을 향해 달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그 끝을 맺는다. 이 산줄기를 하기 전에 정년을 하고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한때 되지도 않을 일에 매달려 보았으나 곧 한계를 느껴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그것은 내 삶에 대한 도전보다 절박하지 않은 일에 쫓겨버린 현실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그만두게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더위로 펄펄 끓었던 지난여름이 기억에서 사라지기전에 아침저녁 선선해져 버린 날씨가 바뀐 계절을 실감하게 한다. 아내는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명개계곡을 재차 다녀오자고 하는데 이 기회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한강기맥종주산행을 하기 위해 명개계곡으로 향한다. 명개계곡 정씨네 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첫날은 아내와 지내며 철 지난 쓸쓸함이 있는 골짜기에서 물놀이를 하여보지만 어떻게 한강기맥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은 가득하다. 아침에 일어나 미리 꾸려둔 배낭을 메고 입산을 하는데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점차 그쳐간다.
백두대간이 장벽을 두른 곳! 인간세상과는 멀리 떨어진 오대산 깊은 곳이기에 들리는 것이라곤 이름 모를 풀벌레와 계곡 물소리가 전부이다. 이곳 오대산에서 발원한 물이 생명수 되어 사람들을 살게 해 주는바 이는 우리 삶의 젖줄이 아니라 할 수 없다. 2009년 이후론 차량통행이 금지가 된 옛 도로는 자연과 어우러져 두로령을 향해 길게 뻗어 있어 그 옛길을 따라 걸으며 나만의 여유를 찾는다. 오염이 안 된 최고로 청정한 국립공원지역 안에서 세속의 때를 벗기듯이 걷는 행보에 난데없이 나타난 차단기가 의외이기만 하다.
환경보전이란 목적에서 그동안 일체의 출입을 금하다보니 잡목이 무성한 곳은 선뜻 들어가기가 망설여진다. 이곳을 우회하도록 등산로가 개설되어있으나 그 가파름으로 인해 도저히 일반 등산로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정도여서 설사 테크로 된 계단일지라도 이것을 누구나 쉽게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정도이다. 우회 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온 두로령에는 거대한 석비가 종주자를 맞는다. 과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산행을 하다가 엄청나게 고생하였던 기억과 어느 해는 자동차로 내면 분소에서 올라와 오대산 비로봉을 비롯하여 상왕봉 동대산 두로봉을 종주하였던 추억이 깃든 장소이다.
한강기맥은 두로령 우측의 상왕봉으로 가야 맞지만 두로봉을 오르기 위해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비가 온 뒤라서 발밑은 축축하게 젖어 있는데 먹이감을 찾기 위해 멧돼지들이 파헤쳐놓은 흔적과 꽥꽥거리는 짐승소리에 호각으로 경고하니 소리가 점차 멀어진다. 주목군락지를 지나 백두대간의 한 봉우리이자 한강기맥의 분기점이 되는 두로봉에 오른다. 표지목엔 이곳이 두로봉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비탐구간의 출입금지선을 넘어야 한다. 두로봉 정상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 두로령에 도착하며 짧은 한강기맥 제1구간 산행을 마친다.
원래 계획은 상왕봉을 넘어 비로봉까지 갈 예정이었지만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부담으로 이곳에서 멈추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계방산을 지나 운두령까지 비탐구간을 가야하는 산행이 걱정되지만 아직 오지도 않은 일로 인해 얽매야 할 이유가 없기에 발길을 돌려 내려온다. 호젓한 옛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우회길로 들어서면 오름길과는 반대로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오대산내면분소까지 이어지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애초 출발지로 돌아옴으로서 한강기맥 제1구간 산행 전부를 마치는데 머릿속은 온통 다음 산행지에 대한 생각뿐이다.
○.산행시작 : 2019.8.27. 07:25
○.산행종료 : 2019.8.27. 13:05
○.산행거리 : 15㎞
○.산행시간 : 5시간40분
○.교통
오대산내면분소를 통과하여
오늘 가게 될 행선지가 될 산행 안내도
호젓한 상원사로 이어지는 옛도로
명개교이다.
구렁이 서식지라는 안내판
명개교 앞에 있는 이정목
한강기맥으로 오르는 길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한 굽이 크게 돌자 나오는 차단기
이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우회길이 엄청나게 가파르기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자연보호 때문에 우회길을 만들었는지 모르나
이런 행위 자체가 자연을 해친 것은 아닐는지
마지막 구간에서 힘을 쓰면
헤어졌던 옛 도로이다.
도로를 따라
올라오면
두로령이다.
두로봉을 향해 오르는 길에
주목군락지를 지나면
백두대간의 두로봉이다.
그러나 진짜 정상은
출입금지선을 넘어야 한다.
두로봉 정상석
정상에서
갈림길로 내려와
다시 두로령에 서면서 짧은 한강기맥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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