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한강기맥 제2구간(두로령∼운두령)

2019. 9. 26. 18:57한강기맥

백두대간/한강기맥 제2구간

(漢江岐脈)

 

 

두로령운두령(2019.9.24.)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가려는 한강기맥2구간은 오대산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이 쉽지 않은데다가 탈출마저 어려운 곳이다. 여러 궁리를 하다가 일단은 자가용으로 운두령까지 간 다음에 진부는 자전거를 타고 가고 진부에서 상원사 갈 땐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집에서 승용차로 운두령에 도착하여 야영을 한 다음 차를 안전한 곳에 주차를 하고는 자전거로 진부를 향해 간다. 운두령을 내려와 속사터널을 지나는데 과속하는 대형차량에 위협을 느끼며 진부시내로 와서 진부터미널 부근의 한 아파트에 자전거를 주차한다.


진부는 백두대간 서쪽지역으로 산물이 모이는 집산지인데다가 영동고속국도뿐 아니라 경강철도와 국도가 종횡으로 통과하는 교통요지이기도 하다. 진부터미널 부근의 식당에서 밥을 먹고 터미널에 가본바 08:30분발 상원사행 버스는 09:05분으로 변경되어 이로 인해 예정에 없던 시간을 까먹는다. 상원사에 도착하여 6.4를 걸어 두로령에 도착한 시간은 11시를 넘어가고 있다 보니 곧바로 상왕봉을 향한 걸음을 재촉한다. 이곳이 해발 1300가 넘는 고산지대여서인지 단풍이 빨리 드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인해 가을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이미 자전거와 접속구간으로 인해 몸은 지쳐 있는데 앞으로 가야할 거리가 상당하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점점 크기만 하다. 상왕봉에 올라 구룡령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을 바라보고 있자니 56번 국도가 구룡령을 향해 곡선을 그리고 군사시설물을 잔뜩 머리에 이고 있는 황병산이 힘겨워 보인다. 상왕봉을 뒤로하고 비로봉으로 가는 길은 오래된 나무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들이 여기저기 널려 자라고 있다. 이곳 오대산은 둔중한 육산으로 비로봉 상왕봉 호령산 동대산 두로봉등 다섯 봉우리를 오대산이라 부르고 있는바 명산답게 명승 고찰이 많다.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에 올라 불국의 땅을 내려다본다. 산이 높고 골이 깊어 이곳에서 용출되는 물은 모두 진부로 흘러드는데 이로 인해 오래전부터 큰 고을이 형성된 진부는 이곳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작년에 열렸던 평창동계올림픽도 이 오대산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기만 하다. 비로봉에서 출입이 금지된 통제선을 넘어 호령봉을 향한다. 비 탐방구간이라서인지 잡목과 넝쿨나무들로 난삽한 길은 그렇잖아도 바쁜 종주자의 발목을 거세게 붙잡는다. 행보가 너무 힘이 들어 자연히 돌아보게 된 뾰족한 모습의 비로봉은 빨강 단풍 옷을 입고 종주자를 배웅한다.

 

사방이 툭 터진 호령봉에 올라보니 머나먼 계방산까지 이어진 한강기맥의 능선들이 웅장하기만 하다. 옅은 연무가 감싸고 있는 계방산은 너무 멀어서인지 마치 신선들이 살고 있는 선계를 보는 것 같아 언제 저곳까지 갈 것인가 그저 아득하기만 하다. 호령봉에서 전망대봉으로 이어진 칼날 같은 주능선을 피해 우회하는 힘든 산행을 하며 전망대봉에 올라 잠시나마 숨을 고른다. 전망대봉을 내려오며 그동안 어지러웠던 잡목이 사라지고 대신 키가 작은 산죽과 시야가 트인 큰 나무구간이 연속되며 산행에 도움을 준다.

 

오르내리기를 여러 번 한 끝에 힘겹게 뽀지기봉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는 길은 산이 중첩되어서인지 어둡기만 하다. 야행성인 멧돼지의 울부짖는 소리에 맞고함을 지르고 호각을 불어가며 진행을 하는 과정에서 어느새 어둠이 찾아오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칠흑의 암흑으로 변해 버린다. 캄캄한 어둠속에 오르는 거친 계방산은 그저 종주자에게는 감내하기 힘든 고통의 연속이기만 하다. 주능선의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노동계곡에서 올라온 등산로를 만나게 되고 이로서 비탐방구간을 벗어난다. 비교적 안전한 등산로를 따라 우리나라 제5위의 산인 계방산 정상에 선다.

 

해발1577미터의 계방산! 사방은 어둠뿐이지만 바람이 모질게 불어대기에 지친 육신이 쉬기에는 적당하지가 않아 계방산을 내려온다. 산 아래에는 오래전 무장공비에 의해 한 소년이 죽임을 당했고 화전을 하며 힘겹게 살던 그의 가족은 당시 정권의 공작에 이용당했다는 의혹이 있는 곳이다. 어찌되었든 이제 남은 4를 걸으면 이 지긋지긋한 산행도 끝이 난다. 전망대를 지나고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내림길은 지옥길만 같은데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산행도 운두령에 내려서면서 해냈다는 안도감이 먼저 든다. 자전거와 접속산행 그리고 기맥산행 등 48에 이르는 행보를 여기서 멈춘다.

 

운두령에 주차된 차를 타고 진부로 내려오며 계방산 내림 길에서부터 시작된 오한 증세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어 차의 히터를 세게 튼다. 진부에 도착하여서도 배고픔은 둘째이고 우선 씻어야겠기에 오대천으로 내려가 차가운 물에 대충이나마 씻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늦은 시간이라 문을 연 식당이 없어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는 취기와 산행의 후유증으로 엉망인 몸을 차에 눕힌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귀경하며 휴게소에 들러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난 후 바라본 차장 밖의 풍경은 가을 날씨답게 맑고 푸르기만 하다.

 

.산행시작 : 2019.9.24. 11:15

.산행종료 : 2019.9.24. 20:56

.산행거리 : 22.6

.산행시간 : 9시간41

.교통

    갈 때

부천출발운두령(자차)

운두령진부터미널(자전거)

09:05진부-09:41상원사주차장(시내버스)

   올 때

운두령출발진부도착(자차)

진부출발부천도착


한강기맥 2구간지도


한강기맥 제2구간 산행을 하기 위해 운두령에 도착하여


고개정상에서 비박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 차는 그대로 둔 채 자전거를 타고 진부로 향한다.


속사터널을 지나 진부에 도착하여


진부터미널에 가보니 상원사행 첫차시간이 바뀌었다. 이로 인해 산행에 많은 차질을 빚는다.


진부에서 0905분 버스를 타고 0942분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곧바로 두로령을 향해 출발한다.


두로령까지는 6.4


임도를 따라 지루하게 오르다보니 아직 공사 중인 북대사가 나오고


조금만 더 가면 한강기맥 제2구간 출발지인 두로령이다.


상왕봉을 향해 오르는 길가에는


고산지대라서 단풍이


조금씩 물들고 있는 것을 본다.


이미 자전거 20와 접속 6.4를 걸으며


체력은 바닥난 가운데


지친 몸을 끌고 상왕봉에 오른다.


정상에서 백두대간과 구룡령을 조망하고


비로봉으로 가는 길은


오래된 고목들이


즐비하게 있는 것을 본다.


주목군락지라는 안내문과 함께


곳곳이 주목들이다.


헬기장을 거쳐


오대산 비로봉에 올라보니


평일임에도 많은 등산객이 올라와 있다.


비로봉을 끝으로


호령봉을 향한 비탐방구간으로 들어간다.


잡목을 헤치며 돌아다보니 이젠 비로봉이 멀게만 보인다.


처음으로 보게 된 표지기가 반갑기만 하고


호령봉에 올라 혹시 있을 벌레 때문에 옷을 벗어 털어준다.


칼날 같은 능선을 우회하여 전망대봉에 올라보니


가야할


계방산이 아득하기만 하다.


전망대봉을 내려오며 툭 터진 시야와


산죽길이 그나마 지친 산행을 도와준다.


해발1360미터의 뽀지기봉에 오르고 부터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어둠은 순식간에


칠흑으로 변하여 램프를 의지하며 비탐구간을 벗어난다.


계방산 정상은 이곳에서도 20여분을 더 진행하여


우리나라 제5위의 산인 계방산에 올랐는데


산정에는 거대한 돌무더기가 무섭게 부는 칼바람을 맞고 있다.


계방산 아래 전망대를 지나고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오며


 

기맥22.6접속6.4자전거19등 장장48에 이르는 행보를 이곳 운두령에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