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한강기맥 제10구간(비솔고개∼용문산)

2020. 1. 20. 14:54한강기맥

 

백두대간/한강기맥 제10구간

(漢江岐脈)

 

 

비솔고개용문산(2020.1.19.)

 

 

비솔고개는 양평군 단원면의 향소리와 산음리를 연결한 그리 높지 않은 재를 말하는데 고개위로 345번 지방도로가 통과한다. 도로의 굴곡이 심해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위험하다면서 도로개량이나 터널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아 조만간 모습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오늘 산행은 이곳 비솔고개에서부터 농다치고개까지로 대략20가 넘는 거리이고 특히 용문산과 유명산을 넘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사람이 하려고 해서 안 될 일이 어디 있겠는가? 구간을 살펴본바 용문산까지 다소의 난이도가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거의 임도 산행이다.

 

비솔고개 차단기를 넘어

 

통나무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에는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모를 나무들이 뒤섞여 있어 꽃이 피는 계절에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가파른 등로를 따라 오른다.

 

해발 812미터의 싸리봉에 올라보니

 

조금씩 내리던 눈은 이제 함박눈이 되어 내린다.

 

이곳에서 도일봉까지 지척지간 임에도 눈보라가 몰아치고 또 시야까지 흐려지다 보니 사방이 모두 잿빛이기만 하다.

 

기맥에서 벗어나 있는 도일봉은 조망이 매우 좋다하는데 이처럼 눈보라가 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조건에서 그곳에 가본들 뭐하겠느냐 싶어 포기하고 산행을 계속한다.

 

눈이 내려 미끄럽기만 한 길을 따라 폭산이라고도 하는 천사봉에 오른다.

 

산명이 천사봉이라고 하여 예사롭지 않게 생각하였으나 막상 가보니 딱히 볼만한 것이 없는 그저 평범한 산일뿐이다.

 

산의 높이가 1004미터이기에 천사봉이라 하는 곳을 다녀와 갈림길로 내려선다.

 

용문산정상으로 갈수록 적설량은 많아지고 있었는데 기상상황이 악화될수록 변수도 생기기 시작하여 대원 한명이 단월산을 지나 기맥에서 벗어난 중원산으로 가는 일이 발생한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자 천사봉 아래에서 눈보라를 피해 식사를 하며 일정변경을 논의하게 된다.

 

오늘 산행의 종착지는 농다치 고개이지만 이를 포기하고 용문산에만 올랐다가 내려가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다. 아쉬운 마음이야 크지만 엄청난 눈과 바람 그리고 추위 속에서 선두와 후미의 간격은 점점 벌어지고 가야할 거리등을 감안 할 때 농다치 고개까지 산행한다는 것은 무리임에 틀림없다.

 

식사 후 항상 앞서가는 본인을 위해 혼자서라도 농다치 고개까지 가라고 하지만 산악회와 행동을 같이 하기로 한다.

 

어쨌거나 사방 은빛의 눈 세상에서 그 눈을 헤치며 한발 한발 용문산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산행 선두는 산악회총무가 맡았는데 여자의 몸으로 애를 쓰는 모습이 여장부가 따로 없다.

 

용문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뚜렷한 가운데

 

테크로 만든 계단 아래의 한강기맥 이정목을 보니 반갑기만 하다.

 

계단을 통해 오른 용문산은 흐린 날씨 때문에 어느 곳을 보아도 조망은커녕 살을 에는 칼바람으로 인해 오래 있을 수가 없다.

 

해발 1157미터로 경기도에서 화악산과 명지산 그리고 국망봉 다음으로 높은 산인 용문산은 한동안 출입금지구역이었다.

 

정상을 차지한 군부대 때문이었는데 2007년 용문산 일부가 개방됨에 따라 언제든지 자유롭게 오를 수가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군부대 철망에 피어있는 상고대가 이곳이 얼마나 높고 추운지를 말해주고 있는데

 

강풍 앞에 더 이상 머물기가 어려워 서둘러 내려온다.

 

용문산의

 

어느 곳을 보아도

 

온통 뿌연

 

가스뿐이다.

 

가파른 테크계단을 내려서서

 

다시 보게 된 장군봉으로 가는 이정목을 대하자 자꾸만 마음이 흔들리지만 어찌 하겠는가 홀로 하는 산행이 아니니

 

용문사를 향한 내림길은 산이 높아서인지 경사 또한 급하기만 한데 눈까지 쌓여있어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다.

 

내림길엔

 

보기 드문

 

설경이

 

연속되고 있다.

 

힘겹게 용문사로 내려와 절 앞에 있는 동양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은행나무를 지나

 

사찰내로 들어서면

 

용문산을 배경으로 한 대웅전과

 

석탑 그리고 전각들이 있다.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 때 대경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는바

 

절 보다 사찰 앞의 거대한 은행나무가 더 유명하기만 하다.

 

예기치 못한 악천후를 만나 목적지인 농다치고개까지 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눈 산행을 하였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산행 후 미리 예약해둔 농다치고개 아래의 가래징개 음식점에서 묵은지 닭볶음탕에 소주한잔을 하며 뒤풀이 행사를 한다. 근처에 한화리조트가 있고 건너편에는 24시간 찜질방이 있어서인지 산골이면서도 손님들이 많이 있다. 상호가 특이하여 이에 대해 알아본바 두 갈래로 갈라지는 곳이라 하여 가래징개라 한단다.

 

유행가의 노래가사처럼 사랑도 부질없고 미움도 부질없어라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란 구절이 마음에 박힌다. 탐욕도 성냄도 훨훨 버리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아야 한다는 무심한 노래가 그리운 것은 속된 삶에 너무 매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서인가 보다.

 

욕심은 세상을 살면서 버려야 할 것 중의 하나인데 불행이란 다 이로부터 오는 것이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다들 산을 찾는 이유가 여러 가지 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남이 짜놓은 판에서 잠시라도 잊기 위해서이니 만치 욕심 없는 산같이 바람같이 살면 안 되는 것인가?

 

.산행시작 :

.산행종료 :

.산행거리 :

.산행시간 :

.교통

갈 때

까치울역 06:04출발대림역 06:31환승사당역06:45도착10번출구

07:00정맥길 산악회버스를 타고 산행지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