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9. 20:40ㆍ영산기맥
주자재에다 자전거를 주차하고 산행 출발지인 태봉재로 올라오면서 어느덧 날은 환하게 밝아져 있다. 항상 어둑어둑할 때 산행을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행보였는데 경칩을 지나면서 계절이 조금씩 바뀌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곳까지 장시간 운전에 지쳐버린 몸과 맘을 집에서 가져온 닭곰탕으로 보충하고는 산행을 시작한다.
영산기맥 제10구간 산행을 하며 터널위에서 내려다 본 몽탄면과 청계면을 잇는 새로 생긴 도로가 선명하기만 하다. 터널 앞 주차장에는 본인 차 한 대만 세워져 있을 뿐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도로이용 차량이 드물다.
태봉재를 떠나 주능선을 따라 가는 길은 잘 관리된 때문인지 산행이 여유롭기만 하다.
제법 가파른 해발309미터의 구리봉을 오르면 정상에는 오래된 묘지가 있다. 태봉재에서 시작한 산행은 도중에 여러 묘를 만나지만 종착지인 주자재에 이르기까지 계속적으로 크고 작은 묘가 함께 한다. 이 영산기맥의 특징이라면 우리나라 산중에 어디를 막론하고 묘지 없는 곳이 있겠는가마는 이곳 영산기맥은 유독 많은 것 아닌가 싶다.
구리봉 정상에서 막걸리를 권하던 등산객을 뒤로하고 내려오면 호젓한 산중에 홀로 가는 여성과 만나는데 알고 보니 구리봉 막걸리 남자의 부인이란다.
나주에서 왔다는 여인과 헤어져 긴 의자와 등산안내도 그리고 서해바다가 지척인 주능선에 오른다.
청계면 도림리의 목포대학교를 내려다보며 암벽길을 따라서 가면 정자가 있는 해발 317미터의 사자바위산이다.
사자바위산 정상 아래의 독립유공자 묘를 비롯하여
목포대학교로 내려갈 수 있는 하루재와 그 이후로도 묘들은 줄줄이 이어진다.
우리나라 전통농경문화의 기본바탕이 효라서인지 기맥 여기저기에 조상을 모신 묘들이 많다.
일요일을 맞아 승달산 찾는 등산객이 너무 많다보니
승달산 정상으로 가는 것은 포기하고 승달산 앞 봉에서 방향을 튼다.
승달산 가는 길은 그렇다 해도 기맥 꾼들만 이용하는 외진 곳에까지 신경써준 무안군에 대하여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남양홍씨 세장산을 통해
81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감돈재로 내려오고 다시 숲속으로 들어간다.
양지쪽에 수줍은 듯 피어있는 진달래를 바라보며 해발283미터의 국사봉을 오른다.
국사봉을 떠나 서해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긴 의자 2개의 대봉산에 올라 점심을 먹고 쉬어보지만 그리 길지가 않다.
서둘러 가파른 대봉산 내림길을 내려와
한층 유순해져버린 기맥을 따라 가는 길은 전혀 부담이 없는 길이기도 하다. 마음 같아선 유달산과 다순금까지 갈 수도 있을 것만 같은데....
그러나 무리를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산행이기에 훈풍을 맞으며 쉬엄쉬엄 갈 뿐이다.
서해안고속국도를 지날 수 있는 통로가 나오고
통로를 빠져나오면 개 2마리가 짖어대는 가운데
주자재 위 선경폐차장에 도착하면서 영산기맥 10구간 산행을 마친다.
태봉재로 올라와 차량을 회수한 다음 목포 다순금공원으로가서 일몰 속에 산행 첫째 날을 보낸다.
○.산행시작 : 2021.3.7. 08:30
○.산행종료 : 2021.3.7. 13:47
○.산행거리 : 약15.79㎞
○.산행시간 : 5시간16분
○.교통
-갈 때-
집출발(자차)~주자재(자전거주차)∼태봉재(자동차주차)
-올 때-
주자재(자전거회수)∼태봉재(자동차회수)~다순금공원(차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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