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1. 12:24ㆍ영산기맥
영산기맥의 끝 지점인 다순금에서 차박을 하고 새벽에 일어나보니 랜턴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랜턴 찾기를 포기하고 서해안고속국도에서 나는 차 소리가 요란한 주자재 선경폐차장으로 올라와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가 산행을 시작한다.
선경폐차장 공터 멍멍이들의 짖는 소리를 들으며 영산기맥 마지막 구간으로 들어가는 마음이 어째 서운하단 생각이 든다.
채석을 하느라 형편없이 망가져버린 영산기맥의 자장자리를 통해 갈 수 있는 데까지 간 다음에
경사도가 급한 절개지를 타고 내려가 채석장 중앙부분을 통해 빠져나간다.
채석장 도로를 벗어나 임도 방향으로 송전탑봉을 우회하게 되고
안부에서 우측능선으로 붙으며 지적산을 향해 간다.
칼날 같은 절개지를 옆에다 두고 진행하다보면 묘지군 사이로 시야가 트이면서 지적산이 올려다 보인다.
묘지에서 내려온 곳은 목포시와 무안군을 경계로 하는 비포장도로가 있었고 고갯마루아래엔 작업 소음이 요란한 남해환경이 있다.
이곳 고갯마루에서 다순금까지의 영산기맥은 목포시가 잘 관리해 놓아 산행하며 흠잡을 곳이 없기만 하다.
급경사 오름길을 통해
해발188.7미터의 지적산 정상에 오르면 목포시가 조망되는데 날씨가 흐리다보니 선명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지적산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웅지봉이다.
웅지봉 내림길에 피어있는 진달래꽃 너머로 대박산이 보이고
넓고 편안한 길을 따라
1번 국도의 삼향동 육교로 내려온다.
육교를 건너 삼향동 주민센터와 중앙직업전문학교 정문을 통해 대박산으로 오르는 길도 잘 관리되고 있어 산행하기가 편하기만 하다.
중계소가 있는 대박산에 오르고
도로를 따라 내려와
횡단보도를 건너기까지 목포시에서 기맥길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감사하기만 하다.
도로를 건너 양을산 오름길에서도 목포시의 정성을 다한 흔적이 엿보인다.
양을산 오름길에 누군가가 동백꽃송이를 일반나뭇가지마다 걸어놓았는데 꽃송이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서 인지 마치 꽃이 실제로 핀 것만 같아 보인다.
양을산이 목포시내 중심부에 있는 산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다 보니 종주자의 반팔티셔츠 차림이 민망하기만 하다.
정상에 있는 KT중계소 건물
양을정에서 내려다본 목포시내
양을산에서 도로를 통해 내려오면 노면에 영산기맥이라고 표시가 되어있는데 오래되어 흐릿하지만 이를 따라 시내로 들어온다.
도로를 따르다가 KBS방송국과 마리아여고 사이로 들어가
묘지가 연달아 있는 목포시청 뒤편의 옥녀봉에 오른다.
산불감시초소봉인 해발99미터봉에서 근화아파트로 내려오고
근화아파트에서 횡단보도를 통해 목포농협사이로 올라와 보니 주택가에 영산기맥트레킹길이란 표지판이 걸려있으나 훼손이 심해 이제 더 이상은 영산기맥 산줄기가 아니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기맥은 도로가 되고 주택으로 변해버린 곳을 간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도로로 내려와 걷기 시작한다.
서해바다와 영산강을 끼고 바다를 향해 비죽이 튀어나온 곳! 일제식민시절에는 일본이 여기 목포를 호남지방의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제일먼저 개발하였던 곳이다. 바다처럼 넓은 영산강이 있고 유역엔 비옥한 곡창지대가 있으며 온갖 물산이 모이는 항구이기에 영구 지배할 것처럼 많은 일본인들이 눌러 살았던 목포였다.
일제강점시기의 아픔이 있는 목포시내에서 유달산으로 빠른 지름길을 택해 이동하기 시작한다. 시내를 이리저리 돌아 유달산조각공원으로 올라오고 적당한 곳에서 식사를 하며 떨어진 체력을 보충한 후 본격적인 유달산 산행에 들어간다.
남녀가 서로 부둥켜 않고 있는 모습의 장수바위
목포대교
영기서린 유달산(해발228미터)을 오르면 목포 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영산강과 다도해라 불리는 그림 같은 바다가 있다. 호남정맥 소죽근재와 순창새재 사이의 530봉에서 분기하여 이곳 유달산까지 달려온 영산기맥은 온금동의 다순금을 끝으로 물속에 잠긴다.
유달산 테크계단을 따라 목포해상케이블카 정류장으로 내려오고 다시 아리랑고개 아래의 시멘트로 포장된 부광상회 앞을 통해 영산기맥 종착지를 향해 간다.
목포만 앞바다와 고하도가 마주하는 영산강 하구의 다순금! 목포해상케이블카의 거대한 기둥 아래는 온금동주차장이 있고 그 앞이 영산기맥의 끝인 다순금이다.
온금동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잘 정비된 영산기맥트레킹 길을 따라서 다순금에 도착하며 영산기맥 산행 모두를 마친다. 일찍이 입지적 조건이 좋아 일본 식민시대 때 수탈의 전초기기가 되었던 목포! 한스러운 과거도 있지만 목포 앞바다에는 이순신장군과 관련된 고하도가 당당하다. 옛 가요속의 목포가 아닌 항구도시 목포이기를 바라며.....終.
○.산행시작 : 2021.3.8. 06:44
○.산행종료 : 2021.3.8. 13:35
○.산행거리 : 약17.98㎞
○.산행시간 : 6시간50분
○.교통
-갈때-
다순금(차박/자전거주차)∼주자재(자동차주차)
-올 때-
다순금(자전거회수)∼주자재(자동차회수)~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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