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제14구간(둔병재∼서밧재)

2016. 12. 9. 18:05호남정맥

 

호남정맥 제14구간

(湖 南 正 脈)

 

 

둔병재서밧재(2016.12.7.)

 

 

호남정맥을 시작할 때에는 어서 이 지긋지긋한 정맥산행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고자 하였으나 산행지역이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에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며 애증이 섞인 그 길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다 밤11시 넘은 시간에 산행을 간다고 하니 아내는 걱정이 되나본지 이것저것 챙겨주는 덕분에 배낭의 무게만 늘어난다. 까치울역으로 가면서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니 그동안 참으로 많은 거리를 걸어왔다는 것을 느끼며 이 숙명 같은 행보를 언제쯤이면 멈추게 될까 싶기만 하다.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민심(民心)은 이제 횃불이 되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서울을 떠나 전라남도의 중심지인 광주광역시로 내려와 고속터미널 부근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을 찾아보았으나 모두가 문을 닫아 식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하는 수없이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요기를 한 다음에 광천터미널에서 218-1번 농어촌버스를 타고 화순에 와서는 택시로 둔병재를 오른다. 차를 운전하고 있는 70대의 운전기사 분은 아직도 대통령이 하야(下野)를 하지 않고 탄핵까지 가려고 한다는 비판의 대화를 나누는 사이 산행 들머리인 둔병재에 도착을 한 시간은 06:22분이다.

 

아직 날이 어둡기에 일출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둔병재에서 산행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장비를 점검한 후에 어슴푸레 밝아지기 시작한 등산로로 진입을 한다. 가파른 오름길에는 등산로를 따라 설치한 철망과 안양산 휴양림에서 관리하는 정자가 나오고 편백나무 숲 지대를 지나 산죽군락지를 통과하며 보이는 산 아래 동네는 화순(和順)이다. 위치상 전남지방의 중앙부를 차지하지만 북쪽으론 무등산이 가로막고 있는 것을 비롯하여 평야지대보다 산지가 많은 곳이다 보니 가까이에 있는 광주시에 많은 것을 의존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이 화순의 고민이 아닌가 싶다.

 

622.8봉에 올라 이제 막 솟아오르기 시작하는 일출(日出)을 나뭇가지사이로 바라보며 내려와 임도를 건너 진행을 하여야 함에도 착각으로 장지조성 공사중인 곳으로 가는 알바를 한다. 이것은 집에다 산행지도를 두고 왔기 때문에 발생한 어처구니가 없는 실수로서 그저 이런 행보가 황당하기만 하다. 지도가 없다고 하여 산행을 못할 바는 아니지만 애매한 부분과 전체적인 틀을 조망할 때는 지도가 필요하기에 오늘 산행에 있어서는 눈뜬장님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만 하고 그러기에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산행길이 되었다.

 

잡목으로 빽빽한 길을 헤치기도 하며 내려서는 길의 끝에는 대나무 숲이 있었고 그리고는 897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어림고개이다. 도로를 건너 들머리를 찾느라고 왔다 갔다 하는데 낯선 이방인이 나타났다고 하여 고개 위 청궁마을 멍멍이들이 종주자를 쫒아오면서 짖어대고 있었다. 벌목지를 통하여 한차래 치고 올라서서 호남정맥 주능선의 풍력기들이 잘 바라다 보이는 곳에 잠시 쉬어가며 간식을 한다. 그리고는 임도가 있는 곳으로 내려섰다가 독립가옥을 통해 올라오면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그 길을 따라서 가다보니 별산을 중심으로 무수한 풍력기가 있는 화순 풍력단지이다.

 

거대한 풍력기를 돌릴 만큼의 강풍이 사납게 불고 있는 주능선의 바람을 맞으며 해발 687미터의 별산에 올라 막히지 않는 조망에 감탄한다. 풍력단지를 빠져나와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보이는 동복호와 간간히 마주하는 산죽군락지를 따라서 가다보면 가파른 내리막길에 묘치재가 있었다. 묘치 위를 달리는 차들을 피해 도로를 건너 넓은 봉분이 있는 곳에서 준비해간 닭죽을 끓여 점심식사를 하고는 다시 오름길은 시작되었고 이어서 평범하기만 한 정맥길이 천왕산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산 아래 15번 국도에서 나는 차량의 소음이 새삼 세상에서의 번잡함을 그립게 한다.

 

차 소리에 신경을 쓰며 올라온 천왕산은 정상석이 작고 초라하기도 하거니와 정상에는 머물만한 여건이 되지를 못하기에 서둘러 가파른 급경사 길을 통하여 내려와 다시금 오른 곳은 밤나무 단지이다. 철망을 넘어 시멘트도로와 비포장 임도를 따라 가다가 구봉산 갈림길에서 부터는 오래전에 쓰러진 커다란 나무들이 장애물처럼 막아서고 있는 것을 피해가며 가을의 상징과도 같은 억새군락지도 지난다. 서밧재로 내려와 산행을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이동을 하여 광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겨울을 재촉하듯 추적거리며 내리는 비가 호남정맥 산행에 대한 여운을 남기게 한다


둔병재에 올라서고 보니 고개위에는 옷깃을 여밀 만큼의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그 바람을 피해서 숲속으로 들어가


철망을 따라 오르다보면


계단길이 나오고


그리고는 안양산자연휴양림 소유의 정자입니다.


편백나무 숲을 왼편에다 두고


산죽군락지를 지나는데


어둠이 걷히기 시작합니다.


해가 뜨기 전의 화순과


일출이 시작되고 있는


화순은 다르다는 것을 느끼며


임도로 내려와 어처구니없는 알바를 하고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 철탑봉에 올랐습니다.


어림고개로 내려가는 임도를 바라보며


대나무 숲을 통하여


내려온 곳은


어림고개입니다.


별산을 향해 오르며 내려다본 마을은 평안하고


바람이 세게 불고 있는 주능선에서


오산의 풍력단지를 조망해 봅니다.


공사 중인 곳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 곳은 임도로서


화순풍력단지로 가는 길입니다.


별산이라고도 불리는 오산의


거대한 풍력기가


강풍에 쉬이익! 쉬이익! 거리며


돌고 있는 곳을 빠져나와


단조로움이 연속인 길을 따라


내려오면


묘치재로서


화순의 빼어난 절승인 적벽으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천왕산을 향해 오르내림을 한 끝에


정상비가 초라한 곳을 내려와


가파른 내림길을 통하여


철망으로 둘러친


밤나무 조성지를 오르고


서밧재로 내려가는 길에는 억새가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15번 국도가 통과하고 있는 서밧고개로 내려와


고개위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호남정맥 제14차 산행을 마칩니다.


.산행시작 : 2016.12.7. 06:40

.산행종료 : 2016.12.7.

.산행거리 : 19.28

.산행시간 : 약 분

.교통

-갈 때-

까치울 역(00:04)강남고속버스터미널(00:43)

강남고속버스터미널(01:00)광주광천터미널(04:00)

광주광천터미널(05:38)화순터미널둔병재(06:22)

-올 때-

서밧재광주광천터미널

광주광천터미널강남센트럴터미널

강남센트럴터미널까치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