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21. 18:11ㆍ호남정맥
호남정맥 제12구간
(湖 南 正 脈)
노가리재∼유둔재(2016.11.19.토)
오늘 비가 오지 않는다는 기상청의 일기예보만을 믿고 떠나는 길에 서울을 출발한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심상치 않은 날씨로 인하여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버스가 천안∼논산고속국도에 들어서자마자 내리기 시작하는 비는 광주광역시에 도착을 할 때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오래지 않아 이 비가 그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담양행311번 버스를 타고 농산물공판장에서 창평으로 가는 303번 버스로 환승을 하고보니 토요일이라서인지 승객이 많다. 차안의 촌로(村老)는 비박배낭을 보고 뭘 넣고 다니는데 이렇게 크냐고 한마디를 하지만 종주자에게 직접 하는 말이 아니기에 모른척한다.
창평에 도착을 하여 원조(元祖)라는 말이 붙은 시장안의 국밥집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니 비는 그쳤지만 비로인해 정맥 길이 푹 젖어 있어 굳이 일찍 올라간다 해도 우중산행과 진배없는 산행을 할 수밖에 없어서 택시를 타기보다는 때맞추어 외동으로 가는 군내버스에 오른다. 10여명이 타고 있는 버스에는 남자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고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입석리를 거쳐 외동으로 가면서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분과 대화를 하는 것이 마치 한집안 사람에게 하는 것 같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스스럼없기만 하다.
마을 입구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와 정자가 있는 곳에서 하차를 하고는 경주정씨 세장지(世葬地)에서 노가리재로 방향을 틀면 평산 신씨 공덕비가 눈길을 끈다. 호남정맥이 흐르는 곳에 있는 외동리 마을은 담양군 지명유래에 따르면 800년 전 편씨들에 의해 개척되고 마을이름은 초여(草餘)로 불러오다가 1800년 외동리로 불리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는데 1914년 3월1일 남면으로 되었다가 1990년 4월1일부로 창평면에 편입되었다고 한다. 어쨋거나 노가리재에 올라 산행준비를 한 다음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낙엽 쌓인 길을 오른다.
가을비로 인하여 기대하던 만산홍엽(滿山紅葉)은커녕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나뭇가지가 앙상하기만 한데다 가지 끝에는 빗물까지 맺혀 있다 보니 안 그래도 젖은 낙엽으로 인해 힘이든 행보를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 게다가 갈수록 짙어만 가고 있는 안개는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어 산행길이 조심스럽고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돌탑이 있는 최고봉에 올라 잠시 휴식을 한 후에 그저 평범하다 싶을 정도의 길을 따라서 가는 길은 안개로 인하여 전혀 조망이 되지 않는 것이 이정목이 나올 때마다 디-카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것 뿐 특별할 것도 특별하지도 않는 정맥길을 간다.
지금쯤 서울에서는 지난12일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소리가 천지를 뒤흔들고 있겠지만 이곳은 그저 조용한 것이 오직 종주자의 낙엽 밟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다. 낙엽이 되어 모두 떨어진 나무들과 겨울을 재촉하는 듯이 자욱한 안개는 가을보다는 겨울이라는 느낌이며 무거운 비박배낭에 허리를 제대로 피지 못하는 입장에서 낭만보다 어서 이 등짐을 벗어 버리고만 싶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를 못하는 것은 삶을 살면서 지은 죄에 대한 속죄라 생각되기에 숙명과도 같은 무게를 받아들이며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디딜 뿐이다.
대부분이 낮게 형성된 능선길이라 크게 오르내림이 없이 무난한 진행을 하면서 유둔봉을 오르게 되었는데 정상표지판은 4개의 조각으로 쪼개져서 바닥에 가지런하고 정상의 나뭇가지에는 수많은 리본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산불감시용의 탑이 있는 곳을 지나며 날씨는 어두워졌는데 벌목이 된 곳을 가로질러 임도길을 만나게 되면서 산속에 이처럼 넓은 길이 있는 것은 도처에 있는 봉분관리를 위해서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빠르게 유둔재로 내려와 호남정맥 제12회 차 산행을 마칠 수가 있었다.
애당초 백남정재까지 가기로 한 산행계획은 비로 인하여 정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우중산행과도 같은 행보에 몸과 마음이 지치다보니 더 이상의 진행은 무리라고 생각되어 유둔재에서 산행을 접는다. 군사가 주둔을 하였다는데서 유래가 된 이곳은 어둠속에서 보아도 평평하고 넓은 것이 군사들이 주둔을 하고도 남을 만한 공간이다.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축축하기만 한 곳에다 텐트를 치고는 산행으로 지쳐버린 육신에 주(酒)님을 영접하고 보니 고개를 넘는 스산한 바람과 어둠마저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생의 락(樂)이요 추억이라는 생각만 든다.
서울강남고속터미널에서 06:46분발 광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차창 밖으로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광주(光州)에 도착을 하여 311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잘못내리는 바람에
한참을 고생한끝에 303번 버스로 담양군 창평면에 도착을 합니다.
창평면의 중심부에 있는
창평시장국밥집은
비가 와서인지 아니면 항상 사람이 많은 것인지는 몰라도 손님으로 붐비고 있었고
덕분에 가게밖에 있는 평상에서 순대국밥을 맛있게 먹고는
외동으로 가는 버스를
운 좋게 탈수가 있었습니다.
외동은 오랜 역사가 있는 곳이라서인지
느낌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10분 거리의 노가리재를 행해 오릅니다.
서울에서 출발을 할 때 노가리재의 만추를 기대하였는데
안개만이 자욱한 노가리재를 뒤로하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길을 따라서 오르다보면
빗물을 머금고 있는 낙엽으로 인하여
행보가 불편은 하지만
늦게 시작한 여정으로 인하여
개의치 않고 오직 앞을 향해 나아갈 뿐입니다.
오름길에 있는 표지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나
우중산행과 다를 바 없는
길을 걷고 있다 보니
어느새
최고봉에 올라와 있었고
잠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해봅니다.
셀카로 찍어보면서 가는 길에는
안개로 인하여
조망은 전혀 없었으며
이정목만이 길을 안내하기에
하나둘 그것들을 세다보니
유둔봉입니다.
산불감시탑과
벌목구간을 지나
임도를 만나게 되면서
내려오는 길에는 묘지가 있었고
그리고는 유둔재입니다.
이곳에서 첫날 산행을 마무리하고
물기로 젖어 있는 테크 위에다 텐트를 치고는
내일 산행을 위한 준비합니다.
○.산행시작 : 2016. 19. 14:37
○.산행종료 : 2016. 19. 17:59
○.산행거리 : 9.73㎞
○.산행시간 : 3시간 22분
○.교통
-갈 때-
05:46 까치울역 승차∼06:24 고속터미널역 하차
06:46 광주행고속버스승차∼10:50 광주버스터미널도착
11:10 광주터미널에서 담양행311번 승차∼11:30농산물공판장도착
11:50 농산물공판장에서 창평 행 버스 승차
센트럴(서울호남)∼광주광역시 06:05분을 첫차로 매시 10여분 간격으로 수시출발
광주버스터미널∼창평 (수시로 출발하는 311번 버스를 타고 농산물공판장에서 하차하여 창평가는 303버스로 환승)
창평∼외동(군내버스) 1-1번 버스 06:40 10:00 13: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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