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11. 20:21ㆍ호남정맥
호남정맥 제23구간
(湖南正脈)
접치∼송치(2017.5.8.월)
접치(接峙)는 전라남도 승주군 주암면과 쌍암면 경계를 이루는 곳의 고개로서 높이는 해발 261미터이다. 조계산과 오성산 사이에 움푹하게 들어간 곳이다 보니 이곳으로 호남고속도로와 22번 국도가 통과하는 등 호남정맥에 막힌 지역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고개위에 있는 물탱크를 바라보고 올라간 다음에 간단하게 산행준비를 마치고는 곧장 묘지를 향해 갔어야 하는데 이슬을 피해 우회한다고 임도를 따라서 가보았지만 정맥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에 놀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느라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였다.
등산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는 난잡한 길을 헤치다보니 오성산을 오르는 넓은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오름길이 가팔라서 로프까지 설치가 되어있는 것을 본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은 황사로 인하여 온통 사방이 누렇기만 하다. 오성산은 올라오는 것도 힘이 든데 내려가는 경사길 또한 장난이 아니다. 그만큼 산이 가지고 있는 기운이 세다는 것으로 내림 길에 하늘을 가리고 있는 편백나무 숲 사이로 불고 있는 바람이 서늘하다는 것을 느끼며 유치산을 향해 가는 길은 잡목과의 한판 싸움이다.
과거 이 지역에 산불이 났는지 커다란 나무들을 통해 화재 흔적을 알 수가 있었고 그 자리에는 키 작은 나무들이 무질서하게 자라서 길을 막고 있기에 헤치고 나아가는 것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이에 더하여 머리위에 솟아올라 사정없이 열기를 뿜어대고 있는 태양도 산행을 힘들게 한다. 코팅지로 유치산이라고 표기된 곳에서 잡목지대를 통과하느라 배낭에 매달아 놓은 모자가 없어진 것을 알았지만 돌아가서 그것을 찾는다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알기에 포기를 하고 지쳐가는 체력을 추스르며 이 구간 최고명소인 배바위봉에 올랐다.
전망 좋은 곳에는 대리석으로 된 유치산 표지석이 있었으나 장소가 잘못되었기에 원래의 자리로 표시석을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황사가 사라진 옛 승주지역의 첩첩한 산세를 내려다보는 여유를 가져본다. 순천 시는 원래 바닷가에 면한 작은 곳이었으나 산악지대인 승주군과 통합을 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된 것으로 시의 남쪽은 순천만이 있고 서북쪽으로는 높은 산지로 되어 있다. 전라선과 경전선이 교차함으로서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기에 발전 또한 기대해 볼만한 곳이 아닌가 싶기만 하다.
가파르게 솟아 있는 닭 봉을 오르고는 다시 내려와 완만한 길을 따라서 가는 길 위에는 한 생(生)을 다하고 지는 철쭉이 처연하기만 한데 훈련봉 정상에 올라 더위와 산행에 지친 몸을 쉬어주며 간식과 준비해간 보약으로 떨어진 체력을 보충해 본다. 애초에 백두대간을 마치고 홀로 9정맥종주산행을 시작할 때 스스로가 이 행보에 대하여 반신반의 하였던 것이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그리고 길고도 긴 호남정맥완주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사람이 마음만 먹는다면 세상에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857번 지방도로가 통과하고 있는 노고치로 내려와 곧바로 정맥능선에 붙기보다는 문유산표지목이 있는 곳으로 도로를 따라서 내려갔다가 포장도로를 한동안 걸은 다음에 나무목교를 건너 월등면 산불조심이라는 표지기가 안내하는 대로 오르면 점토봉이다. 하늘과 맞닿은 길을 걸으며 산 아래 동네에서 들려오는 앰프소리가 쩌렁쩌렁한 가운데 어제 어머니 기일이라 산소정리까지 하였던 몸은 무리로 인하여 점점 지쳐만 간다. 문유산 삼거리를 지나 문유산 임도로 내려오고 다시 올라 무선송신탑을 향해 500봉 허리 길을 따른다.
무선송신탑이 있는 봉우리를 오르고 바랑산으로 크게 휘어져가는 도중에 “꽥꿱”거리는 멧돼지소리에 놀라 호루라기를 불어대며 바랑산에 오르고 보니 멧돼지소리는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초소를 인부들이 뜯어내면서 난 것을 착각에 따른 해프닝이었다. 가파른듯하면서도 완만한 형태로 길게 내려가고 있는 능선은 송치터널이 뚫리면서 한산하게 변해버린 송치고개에 도착을 하면서 호남정맥 제23회 차 산행을 마치게 되는데 송치(松峙)는 전라남도 순천시의 한 고개로서 바랑산과 앞으로 가야할 농암산 사이에 있다.
솔재 혹은 송현이라고도 하는 고개위에는 과거 구원파 교주였던 유병언이가 은신하며 지냈다던 건물이 을씨년스러운 가운데 한쪽에 방치된 열차 2량이 생뚱맞기만 하다. 송치터널 앞 버스정류장을 향해 길게 내려온 다음에 때맞추어 도착한 33번 시내버스를 그냥 보낸다. 이미 산행을 마친 마당에 땀 냄새 풍기며 버스를 타기보다는 더위에 절어버린 육신을 씻어줄 물이 필요하기에 정류장 밑의 계곡으로 내려가 씻고는 다시 올라와 버스를 타고 순천시내로 나와 이제 단골이 되어 버린 터미널 앞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는 귀경 길에 오른다.
순천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1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접치에 내려
고개위의 물탱크를 통해 오르는
오성산 오름길이 가파르기만 한데
아직까지 피어있는 철쭉을 바라보며
오성산에
올랐습니다.
황사로 인하여 조망 없는 오성산을 뒤로하고
두모재로 내려와
유치산으로 오르는 길은
잡목을 헤치며 가야 하는 곳으로
고통을 겪은 후에야
유치산에 오를 수가 있었습니다
유치재로 내려왔다가
다시 거친 등로를 오르면
잘못 설치된 유치산 표지석이 있는데
뱃바위봉입니다.
평화로운 유치마을을 내려다보고
닭 봉에 오릅니다.
잃어버린 모자를 대신해 보며
아쉬운 듯 지고 있는 철쭉군락지를 지나는데
화무십일홍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훈련봉에 오르고
벌목지를 통해
내려오면
857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노고치 입니다.
월등면에서 걸어놓은 표지기를 따라
점토봉에 오르고
무명봉도 오른 다음에
문유산 갈림길을 지나
순해진 정맥길을 따라서 내려가다 보면
문유산 임도입니다.
무선통신안테나 탑을 바라보면서
문유삼거리로 내려섭니다.
안테나 봉에 오르면서
힘겹게 달려왔던 여정도
이제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송치재에 도착하면서
호남정맥23회 차 산행을 마칩니다.
○.산행시작 : 2017.5.8.06:50
○.산행종료 : 2017.5.8.16:16
○.산행거리 : 21.89㎞
○.산행시간 : 9:26시간
○.교통
-갈 때-
까치울역(22:02출)∼영등포역(22:26착)
영등포역(22:53츨)∼순천역(03:22착)
순천역(05:50출)∼접치(06:33착)
-올 때-
송치(17:10출)∼순천터미널(17:50착)
순천터미널(18:40출)∼강남센트럴터미널(22:20착)
강남센트럴터미널(22:31출)∼까치울역(23:10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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