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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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읍 중초리에 내린 눈(雪)! (2020.12.30.수)
중초리 마을 앞의 들판 번잡하고 복잡한 대도시를 떠나 충북 보은읍의 시골마을에 자리한지 불과 몇 개월이 지났건만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지난 초여름에 보은읍 중초리로 이사 와서 가을이 갔는가 싶더니 찾아온 겨울! 그리고 내린 눈(雪)!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앞마당에도 뒤뜰에도 온통 눈(雪)이다. 어제 밤… 먼저 귀촌한 이웃집 내외분과 한잔하고 헤어질 때만해도 안 그랬었는데 밤새 눈이 내렸나 보다. 기상청에서 예보하기를 이처럼 대설수준은 아니었는데… 대문 앞 다래나무위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집 뒤의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도 뒤란에도 텃밭에도 어디고 할 것 없이 하얗기만 하다. 귀촌하여 집 주위에다 산책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꽤나 마음에 든다.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산책한다는 것이 ..
2020.12.30 -
일인 듯 여행 인 듯 울진을 다녀오다. (2020.10.7.8.수.목)
수도권에서 다소 먼 울진(蔚珍)이기에 그곳으로 가려면 큰맘을 먹지 않는 한 그리 쉽게 갈 수가 없다. 가는 길이야 예전과 다르게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고속도로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중간에 한 두 번은 쉬어야 하는 터라 아무리 빨리 간다 해도 4시간 이상은 족히 걸린다. 그러한 울진과 인연이 되어 일 삼아 자주 가게 되었으니 이런 모든 것이 자연스럽기만 하다. 올 봄에 구입한 보은의 농가주택 수리로 인하여 거의 보은에 살다시피 하느라 울진을 가는 것도 동료분의 양해로 부구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하고 부구에서부터 일정을 시작하기로 한다. 7일 11시에 버스에서 내린 동료와 만나 부구천을 따라 나있는 917번 지방도로로 구수곡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간다. 응봉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가 아홉가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2020.10.12 -
보은이야기(4)
세상을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더란 말인가? 결국은 원하는 바대로 합격을 하여 대전으로 내려가 교육까지 받았으니 엄연한 직장인이다. 그러나 문제는 나를 믿고 뽑아준 분들에 대한 도리로 주어진 업무에 대하여 잘해야 할 터인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2틀 간의 교육을 받고 난후 핸드폰이 고장 나서 폰을 새로 구입하였는데 집에 올라 온지 6일 만에 예약된 폰이 나왔다고 하여 폰을 받으러 보은으로 내려간다. 구 폰으로 gps실습을 하면서 비를 맞았던 것이 문제가 되어 할 수 없이 새로 폰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경부고속도와 합류를 하고 늘 하던 대로 망향휴게소에 들러 쉬어간다. 일제 때 강제로 타국 땅에 끌려갔다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고 죽어서야 오게 된 한 맺힌 분들이..
2020.08.22 -
야인으로 사느냐! 아니면 합격이냐!(2020.7.29.수)
세월이 간다는 것은 내 몸도 같이 늙어가고 있음인데 그렇다고 하여 현재의 삶이 허망하다거나 안타깝지가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생 60이라 하여 환갑을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이제는 세상이 좋아져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 않은가? 황금 같은 피서 철임에도 장마가 겹쳐 비가 잦다보니 집안이 눅눅한 것이 공연히 한잔 생각이 난다. 코로나19로 사람들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보은의 시골집마저 멀어 한 달에 한번 내려가기가 어렵기만 하다. 이미 퇴직을 하여 야인이 된 상태인데도 시간에 쫒기 듯 하는 생활은 여전하다. 창밖으로는 지루한 장맛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데 옛날 같았으면 동네 어른들이 정자에 올라 음풍농월하며 지냈을 것이다. 살기 어렵던 시절 수명까지 짧다보니 ..
2020.07.29 -
보은이야기(3)/잡풀제거
보은이야기(3) 잡풀제거(2020.7.7.∼9) 오늘은 돌아가신 사촌형님의 유해를 안성 오촌리 선영에다 안장하는 날이다. 장례를 마치고 보은의 중초리 집으로 향한다. 삶이란 무엇이냐! 목숨이 붙어 있으니 살아가는 것이겠지만 사촌형님의 죽음 앞에 불현 듯 사람의 삶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다. 인간이기에 하늘의 무한함도 땅의 굳셈도 없이 오직 평범하게 살아온 행보가 허무하기만 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본인이 군문에 들어선지 만43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참으로 세월이란… 43년 전 죽기를 각오하고 군에 입대하였던 젊은 날의 청춘은 어느새 노년이 되었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 했던 패기만만한 젊음은 다 어디로 갔는지… 하늘을 찌를 듯 힘찼던 젊음도 세월의 흐름에 묻혀 가버렸다. 이제와 그때를 회상한..
2020.07.10 -
보은 이야기(2)
넷째 날(2020.6.14.일) 아침에 일어나 어제 파놓은 배수로와 습기제거를 위해 임시방편으로 복구해놓은 곳을 확인해 본다. 간밤에 많은 비가 왔다는 것은 마을앞의 하천을 보고서도 알 수가 있다. 이슬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멍돌이를 데리고 어제와 같은 코스로 운동을 나간다. 먼 산에는 비가 그치며 수증기가 안개처럼 피어오른데 도로를 따라서 난 개천엔 물이 불어 흘러내리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 속에 있으면서도 몸이 예전 같지 못함을 느끼다보니 공연히 신경이 쓰인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계획된 산행을 마쳐야 할 텐데 라는 생각과… 시골의 오래된 농가주택이라서 손을 봐야 할 곳이 너무 많다는 것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제일 시급한 문제가 습기제거로서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벽지고..
2020.06.19